낯설지 않아


   기억이 맞다면 2002년과 2003년 사이에 이 노래를 만들었다. 개인사로 따져보면 가장 복잡다난하고 화려하면서 동시에 극도로 혼란스러운 시기였는데 이때 만든 노래들은 어째 다 비슷비슷한 느낌이 든다. 그 느낌을 이제 와서 단어 몇 개로 힘겹게 요약해보니 '나 좀 살려줘'에 가깝구만. 회사생활은 도대체가 적성에 맞지 않았고, 그렇다고 회사를 차리거나 가게를 내거나 할 자금도, 능력도, 하다 못해 배짱도 없었고, 연애사는 아침 드라마 혹은 당시 유행하던 소몰이 가요처럼이나 처참해서 며칠을 잠을 안 자도 잠이 안 오고 며칠을 밥을 안 먹어도 배가 안 고픈 상황이 지속되었다. 그때 비로소 아침 드라마 작가들과 소몰이 가요 작사가들을 몸과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더 이상 그들을 미워하지 않기로 다짐하기도 했다.

   음악가들의 개인사를 뒤져보면 힘들고 어려운 시절에 더 빛나고 아름다운 노래를 만든 경우가 흔히 있는데 내가 만든 노래들은 빛나고 아름답지는 않지만 적어도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버틸 수 있게 해준 자가 진통제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이 노래는 확실히 '빛과 소금'이나 '어떤 날'의 정서를 밑바탕에 깔고 있는데 사실 노래를 만들면서 가장 염두에 둔 곡은 'Wham'의 'Last Christmas' 이고 후렴부 페이드 아웃되는 코러스에서 그 영향이 드러난다. 

낯설지 않아

너의 웃는 모습 처음엔 왠지 낯설어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걸
비슷한 것보다 다른 것이 더 많았어 너와 난 너무 달랐었지
하지만 너의 두 눈을 가만히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자꾸만 웃고 있잖아

조금씩 우린 닮아가네 그 모습이 낯설지 않아

비슷한 것보다 다른 것이 더 많았어 너와 난 너무 달랐었지
하지만 너의 두 눈을 가만히 바라보며 나도 모르게 자꾸만 웃고 있잖아

조금씩 우린 닮아가네 그 모습이 낯설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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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7
  1. BlogIcon 현카피 2010.05.22 16:2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금 확인해보니, 앨범이 다섯장인데, 빠진 게 있는건가요 이럼?

    http://hyuncopy.cafe24.com/linkimg/IMG_0903_740.jpg

    • BlogIcon DJ Magik Cool J 2010.05.24 14:56 신고 address edit & del

      좌측 하단의 데모시디는 저한테도 없는 레어 아이템인데 가지고 계시네요.
      데모시디는 그 후로도 서너장 더 만들었던 것 같은데 저도 이젠 통 기억이 안 나네요.
      어쨌든 이 노래는 데모시디에는 수록하지 않았고
      아키버드 정규1집과 올해 초에 낸 EP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치만 지금 여기에 링크된 버젼과는 좀 다르고요,
      위 링크된 노래가 가장 원초적이예요.

  2. BlogIcon 현카피 2010.05.23 00:1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앨범을 거의 다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처음 듣는 곡이네요 (하긴 워낙 중증 건망증이라, 확인해봐야 할 듯도...)
    글 읽고보니, '개인사'라고 하기에도 너무 아득해져 버렸네요. 지난 시간들이...
    이 노래 좋아요. 참.
    왜 좋울까 계속 생각하고 있는데, 음... 매직쿨제이님의 다른 고급스런(^^) 음악과 달리 꽤나 파퓰러하군요 일단^^ 눍어가다보니 이젠 쉬운 음악이 좋을 때가 있어요. 세련된 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만든 쉬운 건, 그냥 쉬운 것과는 많이 다르지요. 아, 또, 베이스기타도 기분좋게 둥둥거려서 좋아요. 믹싱에서 베이스 소리도 다른 곡들보다 더 높게 올라온 것 같구요~ 하이햇도 잘 들려서 더더욱- (근데 하이햇 소리 맞나요?) 하여튼 다 좋아서 계속 듣고 있어요~

    • BlogIcon DJ Magik Cool J 2010.05.24 15:06 신고 address edit & del

      기억해보니 이 노래는 건반+보컬, 베이스, 드럼,
      이렇게 달랑 3명이서 연주할 수 있는 간소한 편곡을 지향하면서 만들었었죠.

      그나저나 비슷한 감흥을 저도 조경규씨 최근 만화 보면서 느꼈답니다.
      http://cartoon.media.daum.net/series/list/jamjam?t__nil_news=img&nil_id=10

    • 현카피 2010.05.25 16:41 신고 address edit & del

      링크해주신 만화의 포인트는, [디테일]이 아닐까요..?

  3. BlogIcon 현카피 2010.05.23 17:4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쩌면 좋아요, 어제부터 계속 듣고 있어요. 이거 은근 중독성 있는 곡인걸요^^
    파일 가져가려고 해보니 다룬로드 링크는 없네요.
    CD 팔아주세요? 억만금 예약입금 !!!
    ^^

    • BlogIcon DJ Magik Cool J 2010.05.24 15:06 신고 address edit & del

      파일은 이미 다운로드하셨을 거예요.
      임시 인터넷 파일 폴더 안에서 찾아보시거나
      혹은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1254AF1E4BCD26996D?original 이 위치에서 다시 다운로드 가능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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