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시간들



   사회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한(혹은 염증을 느끼던) 20대 끝자락의 우리들은 퇴근 시간이 되면 어느새 잠실야구장에 모여들었다. 우리들은 모두 베어스의 오랜 팬이였기 때문에 항상 베어스 쪽 내야나 외야에 앉아서 맥주를 홀짝거리며 야구 경기를 즐겼다. 그 때마다 우리는 후줄근한 양복 차림의 40~50대 아저씨들이 혼자 야구장에 와서 소주에 마른 안주 질겅거리는 모습을 보며 "아, 20년 후의 우리 모습이다" 라고 매번 탄식했다.

   이제 10년 남았다. 그 때 우리가 예측한 대부분의 것들은 아마도 빗나갔지만, "20년 후의 우리 모습" 예측만큼은 날카롭게 적중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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