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idian Walker




   앨범에도 수록한 'Meridian Walker' 라는 곡의 초기버젼이다. 1995년에 만들었으니까 지금으로부터 헉, 14년 전이구만이라. Korg사의 X5DR이라는 저가의 신디사이저 모듈로 만든 노래, 아, 한참 시퀸싱이나 신디사이징이 재미지던 시절이였다, 도끼 썩는 줄도 모르고.

   처음엔 이 노래에 '자오선'이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이 노래를 만들던 시점에, 늙지 않으려고 자오선, 더 정확하게는 날짜변경선,을 비행기 타고 역행하는 강박증 걸린 백만장자에 대한 소설을 쓰다가 필력이 부족해 소설은 그만 중도에 포기하고, 소설 제목으로 생각했두었던 '자오선을 걷는 사람'만 곡명으로 살아남아서 결국 14년 후 앨범에 수록되었구먼.

   이 노래에는 내가 좋아하는 규칙들이 총체적으로 담겨있다. 적당히 반복적이고 몽환적일 것, 즉, 약냄새가 나긴 나는데 엑스터시나 프로작이 아니라 자취방에서 혼자 꾸역꾸역 챙겨먹는 종합감기약 수준의 약냄새, 코드진행은 꼬여있지만 멜로디라인은 단순할 것, 족보나 계통이 모호하고 불분명할 것, 가사 없이도 이야기꺼리를 던져줄 것, 악기제작자가 듣고선 허허 고놈참 없는 살림에 용썼네 하며 흐뭇해 할 정도의 신디사이징을 할 것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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