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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3.02 몬존, '갈팡질팡' 작업기록

몬존, '갈팡질팡' 작업기록

1. 2019년 12월에 이마왕 이기현과 새로 들여왔다는 하몬드 오르간 얘기를 하면서 의기투합하여 급조한 노래.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를 견인하는 좋은 예.

2. 하몬드 오르간의 개발자인 로렌즈 헤먼드는 20세기 초 엔지니어들이 다 그랬듯 발명가이기도 했는데 조용한 태엽시계라든지, 입체영화관이라든지, 포커카드 섞어주는 기계 등을 발명했고, 마침내 1934년에 하몬드 오르간 시제품을 선보였는데 때마침 터진 제2차 세계대전 전쟁통에 유도미사일 시스템을 설계하기도 했다. 악기를 만들면서 다른 한편으론 병기를 만드는 엔지니어의 심정을 이 노래에 담았다, 담았을리가. 그냥 갈팡질팡 갈 곳 몰라 헤매는 중년 남성의 아쉬운 푸념을 담았다.

3. 국내 음원사이트에서는 이 노래가 랩/힙합 카테고리에 속한단다. 아쉽네.

4. 뮤직비디오 자율심의제 얘기 나온 것이 2012년인데 2020년 현재에도 사전심의제에 묶여있다. 심의기관은 여기저기 분산되어 있고, 심의물은 방문 제출해야 한다. 2020년인데 믿기질 않네. 역시나 아쉽다.

5. 한 음원사이트 감상평에 "대중의 공감을 얻고자 하는 앨범이 아닌 건 확실, 작가주의 영화 같은 뭐 이런 거래두 어느 정도 재미는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이 노래 작업하면서 난 너무너무 재미있었는데 다른 사람은 영 재미없게 들리나 보네. 어차피 아무도 안 듣는 음악인데 대체 얼마나 재미가 없었으면 댓글까지 달았을까 싶다. 미안해요, 나만 너무 재미있었나 봐. 이 역시 아쉽구나.

6. 나이 들면 아쉬운 일만 계속된다고 하더만. 그 다음엔 서러운 일만 계속되고. 서럽진 않은 걸 보니 아직 젊은가벼.

2020년 03월 02일 수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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