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 이야기 02

나는 서사모아의 작은 섬에서 어부의 둘째 딸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섬의 다른 남자들처럼 무능하고 게을렀지만
정이 많은 사람이였다.
바다에 나갔다오면 항상 아이들에게 바다 얘기를 해주고
바다의 노래를 들려주었다.

어머니는 많은 아이를 낳았지만
다섯살을 넘긴 아이는 나를 포함해 세명 뿐이였다.
어머니는 먼저 저 세상에 간 아이들을 항상 그리워했다.

나는 열다섯에 부족장의 셋째 아들에게 시집을 가서
일곱 명의 아이를 낳았다.
남편은 섬의 다른 남자들보다 재능있고 부지런했지만
말수가 적고 마음이 차가운 사내였다.

아이들은 모두 건강하게 자라났다.
남과 다툴 줄 모르고 남을 미워할 줄 모르는 착한 아이들이였다.

바다를 바라보면 항상 마음 한 구석이 저릿저릿했는데
평생 그 이유를 모른채 살았다.
마지막 숨을 거두는 날 내 아이들이 바다의 노래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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